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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약 2년간 영재원 활동을 한 이것저것 이야기 (2)

첫번째 이야기 읽으러 가기: https://shoko.moe/28


 오랜만에 또 이 시리즈를 이어 써가게 됩니다.

농어촌 전형 되는 어느 촌구석 사는 아이가 개과천선한 마법의 이야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저의 영재원 라이프에서 빛을 바라게 된건 여름캠프부터 인것같습니다.

그전까지는 다른 애들 따라가느라 부랴부랴 공부했던걸 채워가는 느낌이었으면, 여름캠프 이후로 C에서 Processing으로 넘어가게면서 모두다 새로운걸 접하게 되니 그래도 처음 시작선이 비슷비슷했고, 격차를 점점 줄여나가는듯 했습니다.


 영재원 면접떈 중1 과정을 막 선행 시작한 제가 여름캠프쯤에는 수1정도 얼추 하고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름캠프때 말로 듣기만 했던 라디안을 자세히 알게 되었고, 호도법을 육십분법으로 바꾸는등 원과 관련된 수업을 진행했던게 기억이 납니다. 그떄 막 원의 방정식 내용을 나가서 써먹었던 기억도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3학년 2학기 과정을 건너뛰고, 심화도 좀 건너뛴채로 개념을 익히는데 시간을 투자했었습니다. 일단 개념이라도 알아야 영재원에서 수업하는 내용을 이해햘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2학기 초반까지는 그래도 할만 했었습니다. 프로세싱 자체가 자바를 베이스로 한 언어니 말입니다. 단순한 문법익히기나 명령어 사용 등은 뒤쳐지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저희 영재원 선생님이 2분 계셨습니다. 한분은 마이스터고 교사분이셨고, 한분은 영재고 교사분이셨습니다. C관련된 수업은 마이스터고 선생님분이 해주셨고, 프로세싱은 영재고 선생님이 해주셨습니다. 영재고 특성상 단순 언어를 익히는게 아니라 과학쪽에 접목을 하게되고, 영재고 선생님인 분은 영재고에서 하셨던 수업내용을 그대로 들고오셔서 저희 영재원에서 수업을 해주셨습니다. 저의 무지함이 이제 프로세싱에서 물리가 추가되니 드러나게 됩니다. 


 물리가 접목되기 시작하고 첫 ppt내용이 만유인력이었습니다. 저희 지식은 딱 거기까지 였습니다. 중력가속도 9.8m/s 그 이후로의 과학 지식은 제 머리에 존재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 이후로 각속도, 각가속도, 유체역학 등등을 시뮬레이션 하면서 제가 아는건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알고만 있었던 벡터를 접한것도 그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벡터를 계산하지 않았고, 어느 물체가 움직이는걸 class화 시켜서 벡터로 모든 움직임을 처리했던걸로 기억납니다. 프로세싱도 안만져본지 이제 1년가량 되는 것 같아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바람도 벡터로, 유체마다의 각기 다른 마찰력도 벡터로, 중력도 벡터로 이 모든것을 벡터로 만들어버려서 벡터의 합을 구하고, 벡터를 빼기도 하고, 곱하기도 했었습니다.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알고보면 다 재미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제가 과학에 자세한 지식이 없는거지, 대략적으로 아는건 많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흔히 말하는 얕고 넓은 지식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프로세싱을 물리에만 쓴건 아닙니다. 시각화에도 썼었는데 대표적으로 앞선 학기때 여러 알고리즘들을 적용하여 짰던 미로찾기를 시각화 한다던지, 전세계 지진량을 진도에 따라서 세기를 시각화 한다던지, 하노이탑을 시각화한다던지 여러가지들을 시각화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이미지 2개로 암호화 복호화를 진행한게 가장 기억에 남는데, 경의중앙선 열차를 암호화 및 복호화를 할때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정교하게 암복호화가 되었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프로세싱 수업도 거의 막을 내려가고 산출물 발표하는 기간이 다가왔었습니다. 다들 재미난 프로젝트를 준비했었습니다. 1인 1산출물에서 좋은 아이디어들을 많이 보았는데, 드론을 만들기도 했었고, 햄스터봇 여러대를 연결하여 음악에 맞춰 춤추게 만들기도 하고, 마찰력 관련하여 연구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저를 제외한 산출물중에선 가장 기억에 남는건 Vworld를 이용한 창덕궁 시뮬레이션 이었는데, SK-U 타워에서 Vworld관련 수업을 우연찮게 같이 들었던 애가 진행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영재원 내에서 인사도 안하는 관계라 뭐라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Vworld라는 공간정보 서비스를 이용하여 3D로 창덕궁 내부를 둘러볼 수 있었던 좋은 프로젝트 였었습니다.


 이 산출물 발표 대회는 제가 개과천선 할 수 있었던 이유이었기도 합니다. 제가 진행한 프로젝트는 간접적 랜섬웨어 방어 솔루션이었는데 언젠간 깊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안쪽으로는 제가 예전부터 관심을 가진 분야였고, 영재원 들어갈때 자소서에도 이 프로젝트를 영재원에서 하고싶다고 명확하게 적은 걸로 기억됩니다. 선생님 눈에 좋게 보이셨는지 제가 산출물에서 높은 점수를 가져가게 되었고, 영재원 각반마다 딱 한명씩 받는 표창패를 제가 받게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다른 주말과제라든지, 영재원 저희반 내의 자체적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친구들에게 미안해지기도 했었습니다. 기껏해봐야 중간정도 밖에 안되는 아이가 이런 큰 상을 받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결과만이 아니라 저의 노력하는 모습이 아마 선생님도 알아채셨을거라 생각되기도 했었습니다. 산출물은 진짜 열심히 한 결과물이기도 했었는데 그것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사회적배려대상자로 들어간 제가 저런 상까지 받게 되니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1년간 영재원 심화반 생활은 여기서 끝이 나게 됩니다.

나머지 1년은 상위반인 사사반에서 대학 교수님 지도하에 1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지금까지 제 영재원 심화반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사반이 끝나고 후속 이야기가 올라올 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